유럽여행 여덟번째 날(2009. 1. 12) - 루체른
어제 저녁에 루체른에 도착해서 제대로 구경을 못해서 오늘은 본격적으로 루체른 구경에 갈려고 아침부터 분주하게 서둘렀다. 일행없이 혼자 여행하다보니 계속 혼자 구경했었는데, 어제 체크인했던 Hotel 에 한국사람이 왔길래 친해져서 같이 구경나갔다.
루체른하면 머니머니해도 빈사의 사자상과 카펠교가 젤 유명하고, 그게 다다.
빈사의 사자상 보러가려고 여기저기 헤메면서 지도를 두리번 두리번 거리고 있었는데, 마침 옆에 있던 사람이 단번에,
"저기 돌아가면 바로 빈사의 사자상 나옵니다"
라고,
그래서 그말대로 돌아갔더니, 코너를 돌자마자 나타나는 우리의 사자상!!!
처음엔 되게 작을거라고 생각했는데, 예상외로 크기가 컸다.
사자기념비 [Löwendenkmal] 호프교회 북쪽의 작은 공원 안에 있는 사자상으로, 프랑스혁명 당시인 1792년 8월 10일 루이 16세와 마리 앙투아네트가 머물고 있던 궁전을 지키다가 전사한 786명의 스위스 용병의 충성을 기리기 위해 세웠다. 덴마크 조각가 토르발센의 작품으로 1821년 독일 출신인 카스아호른에 의해 완성되었다. 스위스 용병들을 상징하는 사자가 고통스럽게 최후를 맞이하는 모습이 묘사되었다. 사자의 발 아래에는 부르봉 왕가의 문장인 흰 백합의 방패와 스위스를 상징하는 방패가 조각되어 있다. 마크 트웨인은 이 사자기념비를 "세계에서 가장 슬프고도 감동적인 바위"라고 묘사하였으며 다른 관광지와는 달리 숙연한 분위기가 흐른다. |
벽에 바로 조각을 해서 만들었다고 하는데, 엄청 신기했다.
화살을 맞고 죽어있는 사자의 표정이 좀 우울해 보이기도 하고 슬퍼보이기도 했는데 조용한 루체른과 분위기가 비슷한듯 했다.
빈사의 사자상 옆으로 빙하공원이 있었는데, 입장료가 꽤 비싼편이라고 같이 갔던 한국사람이 안들어갈거라고 해서 밖에서만 구경하다가 다른 곳으로 이동.
근처에 성당이 있길래 들어가서 구경했다. 역시 이름은 모르겠고 여느 유럽식 성당과 비슷했다.
성당 구경을 마치고 좀더 걸어보니, 루체른이 자랑하는 호수가 보였다.
겉으로 보기에도 크기가 상당한 것 같았다.
이렇게 조용한 도시에서 고요한 호수를 바라보면서 새삼 나를 돌아보는 시간을 잠시나마 가졌다. 지금까지 다녀왔던 많은 도시들, 지금까지 만났던 많은 친구들 그리고 더블린에서 보냈던 시간들.
일년이라는 길지않은 시간동안 내 인생에서 너무나 많은것들을 보고 느끼고 경험했었던 그 시간들을 잠시나마 반추해 보았다.
루체른 호숫가에서의 잠시나마 꿀맛같은 휴식을 마치고 루체른 구시가로 들어섰다. 많은 집들과 상가, 식당들이 즐비한 거리였는데 마치 중세시대에 온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점심을 먹기위해 근처 식당에 들어가서 베이컨과 치즈 감자 등이 나오는 점심을 먹었다. 스위스하면 역시 퐁듀 를 먹어야 하는데, 당시에는 그런게 있는지도 몰랐다. 역시 여행하기전에 그 지역에 대한 조사는 충분히 하고 가야 하는것이었다.
루체른에서 가장 유명한 두가지 중 하나인 카펠교, 목재로 만들어진 다리라서 다리에서는 절대 금연을 해야 한단다. 전에 벌써 몇번 화재를 당한적이 있었다고...
루체른 시내 구경을 마치고 잠깐 호텔에 들어가서 쉬다가, 저녁에 Sami 와 만나서 맥주한잔 마시며 오랜만에 즐겁게 얘기했다. 루체른에 살지도 않는 친구가 내가 놀러 왔다고 루체른까지 기차를 타고 온것이다. 하우스맥주 와 친구가 추천한 Coffee Luzern 을 마셨다. Coffee Luzern 은 커피에 위스키를 타서 마시는 거였는데 아일랜드에서 자주마시던 Irish Coffee 랑 비슷하지만 또 다른 맛이었다.
처음 와본 도시에서 이렇게 만날 친구가 있다는 것은 너무나도 기쁘고 기분좋은 일이다. 이 친구들이 나중에 혹시라도 한국에 올일이 있으면, 나도 반갑게 맞아주고, 여기저기 구경도 많이 시켜줘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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